고양이, 반려동물 중에 가장 대중적인 동물입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다른 동물과는 궤를 달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자유분방함이죠. 주인과 동물이라는 상하 관계가 뚜렷한 관계 속에서 이 모습은 더욱 희귀하게 느껴집니다. 집을 엉망으로 해도 고양이니깐 봐준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 녀석들의 행동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이 고양이들이 드디어 집을 홀랑 다 말아먹지만 남의 집이라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게임, 크래쉬 캣츠(Crashy Cats) 입니다.

 

▲ 고양이들이 귀여운 건 맞는 데 왜 이렇게 밉상일까

우선 이 게임은 모바일에서 인기 있는 러닝 액션 장르입니다.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간단하며 유저에게 뛸 때의 재미를 끊임없이 줍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고양이가 누워 있고 화면을 클릭하면 갑자기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주인을 쓰러트리면 나오는 소리,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저만 터진 걸까요? 그리고 집 물건을 거침없이 부수고 다닙니다. 이전 러닝 게임들이 무언가를 획득하거나, 우스꽝스럽게 실패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 게임은 파괴의 미학이 있습니다. 즉, 보여주기에 신경을 썼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지루함이 적습니다.

 

▲ 고양이가 개판치는 게임. 그게 답니다.

그리고 화면에 보이는 물건을 망가트리면 돈을 얻습니다. 무언가를 부수는 데 돈을 얻다니, 정말 즐겁지 않습니까? 내가 저 고양이가 되어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는 않겠지만 현실에선 하지 못했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집에선 10원짜리 하나 벌벌 떨며 고이 모셔두던 내가, 게임에선 집에 불을 내기도 사람을 쓰러트리기도 한다는 겁니다. 다만 어린아이가 하기엔 다소 폭력적인 장면도 나올 수 있으니 그 부분은 주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 물건을 부수면 돈이 들어옵니다

다양한 장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부분도 보입니다. 이단 점프는 넣어 조작이 다양합니다. 한번 점프할 때보단 유저의 입력이 풍부해지죠. 그리고 방을 망치는 도구도 여러 가지입니다. 대형 폭발물부터 작은 폭죽, 집에 불이 나는 장치 등은 같은 구간을 반복해도 유저가 질리지 않게 하며 게임을 견실하게 만듭니다. 또 플레이어 뒤에 보이는 배경도 사무실, 집, 유럽 중세, 일본식 가정 등 플레이하면서 차례로 추가가 됩니다. 간단한 게임성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세세하게 들어간 흔적이 잘 보입니다.

 

▲ 일본 스테이지도 나오구요

편리하게 진화한 부분도 있습니다. 기존 러닝 게임은 아이템 획득 후 그 아이템이 고정되어 귀찮아도 한 번은 사용해야 했습니다. 혹은 이걸 싫어하는 유저는 다시 아이템 창을 클릭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새롭게 아이템을 획득한 이후에 랜덤으로 다시 설정할 수 있도록 해서 편리해졌습니다. 더불어 사운드도 쾌활하며 게임과 어울려 몰입을 유발합니다.

 

▲ 아이템 장착도 편의성이 뛰어납니다

게임 개발자의 자유분방함도 눈에 띕니다. 아이템을 살 때 악마 아이템은 666원으로 한 점, 소방관과 경찰 헬멧은 911원으로 한 점은 각각 악마를 나타내는 숫자 666과 소방관과 경찰관이 많이 희생된 911테러를 연상시킵니다. 재화의 측정은 보수적인 회사에선 쉽게 변경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적어도 그 부분은 개방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 게임 언어를 고양이 언어로 정하면 전부 MEOW로 표기되는 부분도 게임에 필요 없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이 회사가 개발자를 어떻게 대접하는지 알 수 있는 모습입니다. 

 

▲ 911에 대한 추도를 게임에서 간접적으로 하는 듯?

그리고 고양이 캐릭터가 획득하는 아이템인 꾸미기 요소에는 모자가 등장합니다. 모자 종류도 천차만별이라 수집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역시 아이템, 배경, 캐릭터 수집이 들어가는 러닝 게임의 왕도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겠죠. 장애물에 걸리거나 추락할 때 모자가 날아가는 연출도 자연스럽구요. 또 고양이 얼굴을 자세히 보시면 우는 모습이 나옵니다. 정말 빠르게 지나가서 눈썰미가 좋아야 하는 부분까지 신경을 쓴 모습은 참 꼼꼼합니다.

 

▲ 수박 모자. 단발 머리 같네요

다만 러닝 게임임에도 속도감이 부족한 점은 아쉽습니다. 점점 게임 속도가 빨라진다는 국외 리뷰도 있던데, 제가 체감하기에는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책장 같은 높은 장애물이 튀어나오거나, 걸려서 넘어지는 장애물과 아닌 장애물의 구분이 확실하지 않은 점도 고쳤으면 합니다. 광고가 자주 나옵니다만 게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한 정도는 아니며 도중에 넘길 수 있습니다.  

 

▲ 점프하기 힘든 구간도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은 귀여운 고양이가 잘 묘사되어 런 게임에 나온 것만으로 가치가 충분합니다. 집에 고양이가 없어 심심하신 분이라면 오늘은 한 번 휴대폰에 고양이 한 마리 키워보는 건 어떨까요? 남의 집 박살 나는 걸 보시면서 말이죠... 그래도 고양이는 귀엽습니다! 귀여우면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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