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짝을 유혹하기 위해 다양한 신호를 사용합니다. 수컷 새는 노래를 불러 암컷을 유혹하고, 돌고래는 휘파람 소리로 암수가 의사소통을 합니다. 어떤 종은 춤을 추기도 합니다. 뉴기니의 어깨걸이극락조는 수컷이 깃털을 펼쳐 깡충 뛰며 춤을 춥니다. 파로티아 풍조도 수컷이 날개와 깃털을 뻗어 춤을 추며 머리를 빙빙 돌린다고 합니다. 두루미는 암수가 서로 춤을 춥니다.

 

이처럼 춤은 구애의 신호로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구요. 춤을 잘 추면 좋아하는 이성에게 인기를 얻는 건 다들 학생 시절 겪어 보셔서 아실 것 같네요. 오늘 소개할 게임은 2019년 세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의 신작이며 새로운 방식의 리듬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이름은 페이트 그랜드 오더 왈츠 인 더 문라이트 / 로스트룸(줄여서 페그오 왈츠, FGOW)입니다. 타이틀이 기네요.

 

▲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춘다는 설정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 리듬 게임을 넣다

 

2020년 8월 11일에 공개, 55만 다운로드로 제한하자 단 하루 만에 앱이 막히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보여준 이 게임은 일본의 인기 모바일 게임,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5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리듬 게임입니다. 게임은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마슈 키리에라이트라는 캐릭터가 화면에 등장하며 춤추는 동작에 맞춰 노트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미션이 들어가 완벽하게 노트를 맞출수록 평가가 올라가며 이는 대부분의 리듬 장르와 유사합니다.

 

판정은 퍼펙트와 그레이트, 단 2개이며 퍼펙트는 유니슨(Unison, 조화)이 3%, 그레이트는 2% 상승합니다. 그 외 판정은 콤보가 끊기며 1%가 상승, 마지막으로 잘못된 곳을 누르면 1% 감소합니다. 유니슨이 100%면 마스터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킬을 사용하면 나오는 노트는 클릭하면 퍼펙트가 됩니다. 따라서 유저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느꼈던 감정을 느낌과 동시에 게임의 성취감을 얻게 됩니다.

 

노트를 특정 방향으로 슬라이드하면 캐릭터의 외형이 바뀌며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계속 같은 방식의 조작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유저에게 다양한 보여주기가 되며 지루함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상급자라면 더 자유자재로 복장을 바꿀 수 있고 스킬을 쓸 수 있어 타 리듬 게임과는 다른, 매우 특징적인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캐릭터가 음성으로 계속 이야기를 해서, 마치 옆에 있는 듯한 착각을 줄 수 있습니다. 음원과 가사, 율동 또한 일본의 시나리오 라이터 나스 키노코씨를 포함해 페이트 그랜드 오더 작가들이 참여해 원작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더 깊게 빠져들 요소입니다. 

 

▲ 캐릭터 변환 방식은 이 게임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캐릭터에 공을 들인 모습은 인상적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마슈라고 하는 캐릭터가 마스터 스킬을 쓰거나, 플레이 중 복장을 바꿀 때입니다. 캐릭터가 굉장히 입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말을 걸거나 같이 춤을 출 때의 모습은 유저로 하여금 빠져들게 합니다. 마슈가 유저에게 접근할 때 위화감이 전혀 들지 않는 부분은 개발자가 이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 도중에 언제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지만 춤 동작과 입 모양 등에서는 어색함을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복장 역시 매우 화려하고 매혹적이며, 원작인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볼 수 없는 복장이 존재해 팬이라면 몰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캐릭터를 잡아주는 카메라 위치 역시 대담한 편이며, 유저는 가까이서 캐릭터를 보게 되어 더욱더 애착을 가지고 게임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직접 플레이를 하시면 그 느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 

 

다만, 캐릭터 모델링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춤을 출 때, 팔이 가슴을 통과하기도 하는 등 아직은 그래픽이 불완전합니다. 그리고 발열과 배터리 소모도 심한 편입니다. 아이폰 6S를 기준으로 10분 정도 플레이를 하고 배터리가 40%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휴대폰 성능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게임을 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게임은 현재 다운로드도 중지되었고, 구성물도 매우 적어 평가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뽑기(가챠)나, 시간제 아이템 중 하나는 수익화 구조로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캐릭터 추가, 용량, 발열, 완성도, 타 게임과 차별점 등 다양한 과제도 안고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매혹적인 캐릭터의 모습에서 마치 함께 춤추고 있다는 감정의 전달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향후 일본 리듬 게임, 더 큰 범위에서는 일본 캐릭터 모바일 게임의 판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 : 캐릭터의 매력을 화면에 표현함과 동시에 유저와의 감정 전달이 매우 뛰어남

♥ : 모델링의 부족, 배터리 소모, 그리고 미완성된 게임의 불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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