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이라는 이름은 1996년 휴대용 기기로 출시한 포켓몬스터란 게임에서 따온 단어입니다. 초기에 나온 포켓몬스터 적, 녹, 청은 당시 수준으로는 어마어마한 숫자인 약 삼천만 장을 전 세계에 판매하였고, 이 성공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피규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재생산되었습니다. 이후 포켓몬이라는 이름은 일반인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친숙해졌습니다. 포켓몬스터 콘텐츠만 담당하는 포켓몬이란 회사도 생기게 되었구요.
모바일 게임의 수익이 점점 증가하자 포켓몬에서도 게임을 내놓습니다. 포켓몬 고(GO)도 그중 하나로 증강현실 기술을 보유한 니안틱과 합작해서 만든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당시 혁신적이라고 불리는 니안틱의 증강 현실(AR) 기술과 포켓몬의 IP가 만나 큰 흥행을 이루었습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30위권 안을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엄청나게 잘 팔리는 게임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인지도와 성적을 보유한 포켓몬이 이번에 퍼즐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포켓몬 셔플 모바일 이후에 나온 두 번째 퍼즐 게임인데요. 처음 나왔던 포켓 셔플 모바일은 퍼즐 앤 드래곤이라는 유명 게임의 매치 방식에 포켓몬 IP를 합친 게임으로 그렇게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때의 교훈을 되살려서 과연 이번엔 더 좋은 게임이 나왔을까요?
포켓몬 카페 믹스는 다양한 요소가 잘 정리되어 나온 게임입니다. 부모님이 가끔 사 오시던 종합 선물 세트처럼 말이죠. 디즈니 썸썸의 한붓그리기 조작에 요리라는 설정을 넣고, 여기에 꿈의 정원처럼 카페를 발전시키는 게임입니다. 게임 하나로 게임 세 개를 즐길 수 있으니 무조건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사업실에서 한 게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물건은 세 개를 한 개 값에 살 수 있으면 좋지만, 게임은 재미만 있으면 됩니다. 재미없는 게임은 백 개를 줘도 안 하기 마련이죠. 그럼 게임을 알아봅시다.
일단 그래픽은 굉장히 부드러운 유채화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색감이 뛰어납니다. 여기에 디즈니 트위스티드 원더랜드처럼 라이브 2D를 사용해 캐릭터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스테이지 형식이 아니라 갑갑하기도 하고, 퍼즐을 풀고 나서 역동감은 덜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카페의 음식이 완성되고 그걸 받을 때의 성취감은 매우 잘 표현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어 카페를 직접 보며 느낄 수 있고, 몬스터를 클릭하면 반응이 오기에 앱으로 느끼는 자극과 반응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조작은 일본에서 성공했던 디즈니 썸썸의 한 붓 그리기(손으로 일정한 선을 그으면 조건에 맞는 해당 범위의 블록이 터지는 방식) 방식에 약간의 변형을 가해서 간단하지만 흥미롭게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약간 변형된 부분도 디즈니 썸썸에 이미 있던 내용이고, 그 외에는 다른 점이 없어서 약간 식상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효과음이 없기 때문에 다소 심심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느긋하고 편안하게 하기에는 좋습니다. 실제로 게임 진행 방식도 제한 시간이 아니라 턴제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의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재 꾸준히 다운로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수익화 구조도 다소 빈약합니다. 하트나 금 도토리 외에는 재화가 없고,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거나 플레이를 더 하고 싶을 때 이외에는 과금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미국이나 유럽 시장처럼 긴 기간을 바라보고 매우 넓은 층을 대상으로 조금씩 매출을 올리는 방향도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포켓몬처럼 전 세계에 출시하는 게임이라면 말이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이나 일본 모바일 게임은 뽑기(가챠)를 통해 소수의 과금 유저에게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도 일으키구요. 포켓몬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무리하게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은 오히려 안 좋을 지도 모릅니다.
이건 우리도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캐릭터로 뽑기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는 단기간에 성장할지 몰라도 결국 자신만의 IP를 만들지는 못할 겁니다. 예전에 명텐도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 게임 업계에 왜 닌텐도 같은 게임을 못 만드냐고 할 때 게임 업계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이유로 나왔던 단어입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물론 회사는 수익을 내지 못하면 망합니다. 하지만 지금 성공하고 있는 회사들이 그래서 이제는 방향을 바꾸느냐?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어려운 문제이지만 우리가 지금 한국 게임 시장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한다면 서로 이야기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은 힐링하기엔 참 좋은 게임입니다. 과금의 압박도 덜 하고, 무엇보다 게임이 쉽고 즐거우며 포켓몬이 귀엽습니다. 천천히 게임을 즐기면서 손쉽게 자신의 카페를 만들고 요리를 하는 건 누가 봐도 즐거운 일입니다. 무더운 여름에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야 한다면 한 번쯤 다른 모바일 게임보다 포켓몬 카페 믹스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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