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는 걸까요? 경쟁에서 승리할 때 느끼는 성취감, 재화를 획득할 때 느끼는 만족감, 역할 놀이 속에서 느끼는 안도감 등은 게임이란 단어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 느끼는 감정 중에는 긴장감도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유저를 끊임없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긴장감은 재미있다는 것과는 별개로 게임의 완성도와 만족감을 높여줍니다. 아직도 인기 있는 게임인 장기와 바둑을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죠. 상대방이 무슨 수를 둘지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할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긴장하게 되고 이는 몰입과 중독으로 이어집니다. 게임으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장치입니다. 

 

▲ 긴장감은 창작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 역시, 이러한 장치가 매우 잘 짜인 게임입니다. 이미 PC 버전으로는 스팀을 통해 출시된 게임이라 완성도는 매우 높은 게임입니다. 강렬한 콘셉트, 긴장감 넘치는 카드 대전의 장점을 지닌 이 게임의 이름은 팬텀 로즈 스칼렛입니다. 이 게임은 영어와 일본어로 관리하고 있어 한국인 개발자이지만 일본 모바일 게임으로 분류했습니다.

 

▲ 앱 스토어에서는 제작자 성함이 앨런 리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선 그래픽은 한 명이 만든 수준의 최대치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픽으로 보여줘야 할 부분과 아닌 부분, 필요한 부분과 필요 없는 부분을 나누어서 공을 들이거나 힘을 뺀 모습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대개 소규모 게임에서는 혼자 만드는 데 한계가 있어 만들 수 있는 게임 내 재료(리소스)가 적습니다. 결국 일부 재료는 반복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만 이 게임은 그 부분을 스테이지의 세세한 구분과 연출의 긴장감으로 잘 메꿔냈습니다. 특히 탐색할 때 나오는 주인공의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다른 소규모 개발자에게도 참고가 되겠네요. 그리고 사운드는 타격감을 잘 살려 시원시원합니다.

 

▲ 탐색할 때의 연출은 매우 인상적

조작은 기존 유명 게임인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비슷한 부분이 있고 게임의 콘셉트는 다키스트 던전의 우울함, 긴장감과 닮았습니다. 이 둘을 모바일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게끔 잘 버무린 느낌을 게임을 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일단 이 게임은 카드를 얻고, 얻은 카드로 일정 시나리오에서 적을 무찌르는 역할 놀이입니다. 카드 레벨, 물리 공격, 버프, 디버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부분은 카드 게임을 즐겼던 유저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보자의 경우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카드 레벨이 다시 사용하기까지 필요한 대기 시간과 연관된다는 걸 알려 줬으면 더 친절한 게임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 아는 유튜버 중에 이 게임 정말 잘하는 분이 있습니다

몇몇 단점도 눈에 띕니다. 우선 카드의 전략성이 아쉽지만 제한되어 있습니다. 카드 게임이지만 전체 카드 수가 생각보다 적기 때문에 유저는 게임 방식과 콘셉트가 좋아 쉽게 참여하지만 이후 반복되는 플레이에서 이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선정성 역시 몰입도를 높여주고 게임을 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지만 반대로 이 부분이 불쾌하거나 게임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유저가 주인공이 되어 대화하며 진행하는 게 아니라 관찰 형식으로 이야기를 듣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참여하기에 그 불쾌감은 덜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아직은 미흡합니다. 일부 기기로 게임을 구동하면 느려지거나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는 점은 최적화가 필요합니다. 

 

▲ 카드 수의 부족은 좀 아쉬운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기존의 상업용 게임보다는 훨씬 더 중독성 있고, 재미있는 모바일 게임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입니다. 7월 13일 현재 일본 앱 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순위 22위, 평점 5점 만점에 4.4점을 기록하며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건 그 증거이기도 하구요. 이러한 부분은 현재 한국의 회사들도 배워야 할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재밌어야 합니다. 그 재미에 대한 고민을 이 게임을 보며 조금 더 치열하게 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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