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아크(Rayark)라는 대만의 게임 회사가 있습니다. 리듬 게임 디모(Deemo), 사이터스(Cytus), 보이즈(VOEZ), RPG 스도리카(Sdorica) 등 개성있는 게임을 다수 출시하며 게임 업계 중에선 꽤 알려진 곳입니다. 한국의 모바일 게임 유저에게도 친숙한 회사이기도 하지요. 이곳에서 이번에 클래시 로얄과 비슷한 디펜스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클래시 로얄이라고 한다면 모바일 게임을 대표하는 카드 디펜스 게임인데요. 이 게임과는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어떤 점에서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4개의 진영이 나오며 각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자극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동양판 클래시 로얄,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들

 

우선 이 게임은 휴대폰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전략을 써야 하는 게임입니다. PVP 경쟁을 주된 콘텐츠로 하였으며 유저는 화면에 보이는 반대편 적 가디언의 HP를 0으로 만들면 승리합니다. 여기까지만 듣고 나면 클래시 로얄과 똑같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조금 더 다르게 구성한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로 보여주기입니다. 동아시아권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캐릭터 이미지를 사용해 우리에게는 조금 더 이미지가 친숙해졌습니다. 여기에 클래시 로얄이 하나의 시대만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 게임은 공화국, 이종, 제국, 수족이라는 총 4개의 진영을 넣어 판타지 시대부터 근 미래까지 다양한 시대와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풍성하고 다양한 자극을 유저에게 전달하게 되었으며 이는 이 게임의 큰 장점입니다. 

 

둘째로 게임성의 추가입니다. 기존 클래시 로얄이 단순한 클릭으로 유닛의 위치만 지정해주었다면, 이 게임은 확산이라는 드래그 방식을 사용해 다수의 유닛을 펼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유닛을 펼칠 수 있어 전략이 깊어졌습니다. 마법을 피하려고 펼쳐 놓거나, 반대로 각개 격파 당하는 장면 등은 스타크래프트 등 RTS 게임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면의 원하는 곳 어디든 배치가 가능해 한층 자유도가 높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과금 체계의 변화입니다. 기존 클래시 로얄은 시간제 과금이었습니다. 유저에게 카드를 제공하지만, 바로 주지 않고 상자를 개봉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이 시간을 단축하고 싶어 하는 유저에게 매출을 얻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해당 방식 대신에 뽑기(가챠) 시스템, 그리고 패키지 등 다양한 과금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대신에 미션, 퀘스트 등을 시간제로 넣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보상을 얻지 못하게 바뀌었습니다.

 

▲ 확산이라는 유닛 산개는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 불안한 지점은 자유도와 난이도, 과금 체계

 

새롭게 느껴지는 이 게임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우선 게임 속도가 빠르고,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유저 간의 격차가 심한 편입니다. 현재 게임을 플레이하면 1~2번의 공격과 방어에서 쉽게 승패가 결정됩니다. 결국 긴장감 없이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클래시 로얄과 비교했을 때 라이트 유저가 쉽게 이탈할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밸런스 조절은 꾸준히 이루어지겠지만 클래시 로얄의 매운맛 버전으로 느껴져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캐릭터 간 밸런스도 확인이 힘듭니다. 순식간에 캐릭터가 죽거나 사라져 유저가 해당 유닛을 직접 사용하고 어떤 느낌인지 확인하기가 힘듭니다. 총 8장 중 4장을 사용하던 클래시 로얄과 달리 30장 중 5장을 카드로 사용할 수 있어 과연 E-스포츠로 성립할 밸런스를 만들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30장의 카드를 넣고 5장을 사용하는 방식은 카드가 핸드에 잡히지 않아 지는 경우도 생길 것이며 30장 안에 들어갈 사기 카드가 여러 장 들어갈 수도 있어 아마 밸런스 기획자는 머리를 꽤 쓰셔야 할 겁니다. 여기에 각 진영의 고유 스킬도 밸런스를 맞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과금 체계는 아직 물음표입니다. 클래시 로얄의 시간제 보물 상자를 미션, 영혼의 땅, 영광의 탑으로 바꾸어 넣었으며 마찬가지로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여기에 퍼즐 시스템을 넣어 초반에 카드 수급을 돕고 유저가 게임에 익숙해지는 콘텐츠를 넣은 건 꽤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결국 카드 수급이 사라지는 중, 후반에 무과금, 라이트 유저의 이탈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은 있습니다. 게임성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게임 밸런스가 그리 좋지 못한 점을 생각한다면 불안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카드 업그레이드를 일부 보석으로 가능하게 바뀐 점도 매출에는 좋지만, 반대로 유저 간 밸런스를 망칠 수 있습니다. 클래시 로얄의 경우 같은 카드가 나와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했지만 이 게임은 더스트라는 보석만 있으면 됩니다.

 

▲ 새로운 과금 체계는 과연 득? 독?

■ E-스포츠를 위한 준비만으로도 박수를

 

클래시 로얄은 현재 리그가 운영되며 OGN에서 방송까지 되는 등 모바일 게임계, 그리고 E-스포츠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과 경쟁하며 더 발전된 게임을 만들려고 시도한 점은 레이아크라는 회사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 회사보다 10배, 100배 이상의 자금과 규모를 지닌 회사들이 이런 도전을 하지 않고 비슷한 게임을 양산하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리고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면 중독성이 상당히 강합니다. 클래시 로얄이 그러했듯 조작이 간단하며 전략을 쓸 수 있고, 3분 이내에 성취감과 좌절감을 얻으며, 바로 새로운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점은 그 자체만으로 유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전 장기판 앞에서 훈수 두던 사람들, 오락실 안에서 격투 게임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장소만 없어졌을 뿐 분명 어딘가에서 게임을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 : 쉽고, 간단하며,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대전 게임

♥ : 클래시 로얄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졌으며 밸런스 및 유저간 격차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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