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서비스를 시작한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월드는 대기업다운 막대한 광고와 홍보비 지출로 최근 게이머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6월 22일을 기준으로 이 게임은 한국 앱스토어에서 게임 매출 순위 2위, 전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며 최근 출시된 한국 게임 중에선 성장세가 돋보입니다. 

 

▲ 스톤에이지 월드의 앱 스토어 순위 (출처 : App Annie)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위기를 보여줍니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성장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게임으로, 창의성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마케팅을 통해 유저를 대거 유입시킨 뒤, 단순 클릭과 재화 획득으로 유저를 길들이는 중독형 게임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즉, 2010년 중반부터 성행한 기존 모바일 다중 접속 게임의 게임성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겁니다. 이러한 게임의 특징은 패키지 게임과 달리 엔딩이 없고 간단하며 소유와 성장을 끊임없이 요구해서 과금을 유도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도박과 다름이 없습니다.

▲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 기존 모바일 게임과 똑같아 식상하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렇게 게임성보다는 성장이라는 쉽고 중독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게임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게임이 주는 여러 자극 중에 성장이란 요소는 특히 대리만족을 느끼기 쉽고 중독성이 강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게임이 주류가 되면 게임계 전반의 질이 떨어지며, 이는 게이머가 시장 자체를 외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입니다. 한국 모바일 게임에 싸구려 게임이란 이미지가 붙게 되구요. 성장에 확률형 아이템이 결합한 현재 한국 게임 기업의 수익화 구조는 결국 제 살 파먹기가 될 겁니다. 모바일 게임계의 아타리 쇼크는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 성장에만 치우친 중독성 게임이 매출의 주류를 차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불만을 느낀 집 주인이 복에 겨운 줄도 모르고 거위 배를 갈랐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바보라고 불러도 된다는 합의와 함께 우리는 그러지 말자는 교훈을 어렸을 때부터 배웠습니다. (일본을 제외한) 외국의 모바일 시장과 전혀 다른 매출 구조로 오늘도 IT 강국 코리아를 외치는 국내 게임 업계에 우리는 바보라고 불러야 할 때가 늦지 않았나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죽어 버린 황금 오리는 다시 살릴 수 없으니까요.

 

출처 : 최규석의 웹툰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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