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페는 참 인테리어가 다양하고 특색이 있습니다. 제가 10년 전에 다녔던 카페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죠.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 전에 나왔던 게임과 지금 나온 게임을 비교하면 VR, AR처럼 보여주는 점에서 크게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둘 다 맛이 그렇게 좋아지진 않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커피 맛이 더 나아졌는지는 잘 모르겠고, 게임의 재미가 좋아졌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거든요. 그럼 카페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어떨까요? 오늘 소개할 게임은 무려 2012년에 나온 모바일 게임의 속편으로 한국 소셜 모바일 게임의 대명사라고도 불리었습니다. 이 게임의 이름은 아이러브커피N입니다.

 

▲ 매력적인 그래픽이 인상적인 게임, 하지만...

초반에 나오는 애니메이션 영상은 굉장히 부드럽고 예쁜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의 어떤 부분을 뜻하는지는 유저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게임에서 처음 나오는 영상이라면 이 게임이 어떤 내용인지 알려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전혀 담겨있지 않습니다. 커피 요정이 나오는 게임이라면 적어도 요정 비슷한 게 나와야 하지 않았을까요? 

 

이후에 나오는 남자 캐릭터 루이와의 대화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설렘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이 부분은 유저의 긴장과 흥미를 높일 수 있겠네요. 다만 루이의 음성이 다소 게임과 겉도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5년간 일하고 모은 돈으로 카페를 차린다구요?? 5년간 일해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015년 공기업 기준으로 신입 초봉이 한 달에 250만 원, 게다가 세금을 떼면 더 줄어들겠죠. 똑같이 서울 1인 가구 생활비가 2015년에 135만 원이라고 했을 때 모을 수 있는 금액은 1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럼 1년에 모아봐야 1,200만 원 정도. 연 평균 연봉이 5% 오른다고 해도 100에서 200만 원이 더 올라가겠네요. 그럼 5년이면 많이 잡아 7천만 원입니다. 7천만 원으로 카페를 차린다구요? 2015년 기준으로 빽다방이 임대보증금, 월세, 로열티를 제외하고 5천만 원이 필요합니다. 택도 안 되는 금액이란 말입니다.

 

▲ 커피 가게를 차리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임이니깐 좀 봐달라고 할 수 있지만, 은근히 유저들은 개연성을 따집니다. 아니면 적어도 판타지를 배경으로 했어야죠. 이렇게 안일한 세계관 설정은 유저의 몰입을 떨어트립니다. 또, 허구한 날 밤새우면서 영양제로 연명한 5년이라니 이걸 플레이하는 10대 청소년에게 잘못된 노동 관념을 주입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법적 노동 시간은 지켜야죠. 저라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서 배상금 받아내고 카페 차립니다. 참고로 신고 번호는 1350입니다. 솔직히 이 리뷰보다 노동법을 아시는 게 여러분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찡긋)

 

그리고 UI가 통일성이 부족하고, 게임 콘셉트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합니다.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게임 UI가 아니라 건조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야기에도 의문이 생깁니다. 루이는 왜 주인공인 저에게 호감 가는 말을 하는 걸까요? 제비일까요? 개연성이 전혀 없습니다. 몰입도 안되구요. 

 

UI의 또 다른 문제는 방을 꾸밀 때, 불편하고 반복적인 부분입니다. 방을 꾸미고 나면 바로 완료를 하고 싶은데, 다시 돌아가기를 번번이 눌러야 합니다. 또, 게임이 불친절합니다. 어떤 표시나 마크, 수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글씨도 작은 편이라 유저가 신경 써서 봐야 합니다. 분위기는 아늑하고 친절한 데, 플레이는 굉장히 불편하네요. 게임 내 NPC도 쓸데없는 말을 해서 게임의 몰입도를 떨어트립니다. 또 똑같이 생긴 사람이 화면에 너무 많이 나옵니다. 이 사람들은 전부 로봇인가요? 제가 다른 지구에 와 있는 거죠? 사운드는 조용한 분위기가 좋긴 하지만 너무 지루합니다.

 

이야기는 초반에 힘을 준 게 후반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반복되는 단조로움이 느껴집니다. SNS를 이용해 진행하는 건 2016년에 봤을 때나 신선했지 지금은 철 지난 느낌입니다. 차라리 연애 시뮬레이션이 들어가는 부분은 최소화하는 게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본의 인디 게임 TAP! DIG! MY MUSEUM!이나 미국의 Speaktothemanager처럼 특화된 게임성이 없어서 더 아쉽게 느껴집니다.

 

▲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경영 게임엔 특화된 게임성이 필요합니다. 위는 미국의 모바일 게임 Speaktothemanager(매니저와 얘기하기)

또 게임에 이것저것 섞은 느낌은 들지만, 그 배치나 세세한 구성에 대한 고민을 찾기 힘듭니다. 해당 게임 장르에 대한 기획의 한계가 있었다면 줄일 건 줄이고 뺐어야 했습니다. 다만 그래픽에 공을 들인 부분과 라이브에 입장해 하트를 쏘는 부분은 그나마 신경썼다고 볼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결국 이 게임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는 별로인 전형적인 한국형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요즘 이렇게 안일하게 내놓으면 유저는 차라리 국외 게임을 번역해서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최근 리뷰한 디즈니 트위스티드 원더랜드의 게임성이 생각나 글을 쓰면서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한국에 있는 개발자분들은 힘내시길 바랍니다. 게임이 잘못한 거지, 개발자는 잘못이 없으니까요. 적어도 게임을 만들며 고민을 한 흔적이 나오길 바라며, 이번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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