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남부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연간 2,500시간이 넘는 일조량, 유럽에서 가장 다양한 토양을 가지고 있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이곳에서 자란 형제 개발자 2명이 최근에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느긋하게 힐링을 즐기기도, 다른 유저와 치열하게 경쟁을 할 수도 있는 이 게임의 이름은 1sland입니다. 

 

▲ 1sland의 1은 영어 I를 뜻하기도, 숫자 1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힐링과 경쟁이 공존하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자신의 배를 타고 섬을 차지하는 경쟁이 들어가 있지만, 그 과정에서 유저는 힐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게임 인터페이스도 최소한의 부분만 남겨놨으며 출발 지점과 목표만 있을 뿐, 경로나 지도는 없습니다. 유저는 게임 속 아름다운 바다에서 자신의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하며 섬을 찾아야 합니다.

 

섬을 찾기 위한 도구로 신호탄을 쓸 수 있습니다. 파란색 신호탄은 섬의 방향, 빨간색 신호탄은 현재 거리, 노란색 신호탄은 부표를 생성합니다. 그리고 배를 움직이면 자신의 위치가 부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화면에 나옵니다. 이 게임은 여기까지만 설명하며 유저는 스스로 섬에 도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유저는 자유롭지만, 방식이 제한된 게임에 익숙하다면 막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호탄은 무제한이 아니며 조개를 모아야 합니다. 조개는 섬을 찾거나 낚시를 해서 모을 수 있으며, 팔아서 다른 배를 사거나 업그레이드도 가능합니다. 결국 섬을 찾기 위해서는 조개가 많이 필요합니다. 또, 패들 패스라는 과금 제도가 존재해서 구매하면 조개 수가 배로 늘거나 다른 배를 쉽게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써서 이기는 페이 투 윈(PAY TO WIN) 시스템은 아닙니다. 이 게임의 모든 배는 같은 속도로 달립니다. 다만 낚시를 할 때 보상 획득에 차이를 두는 등 다른 쪽으로 세분화를 했습니다. 과금 제도는 진행 과정 일부를 생략하는 방식이며 클래시 로얄의 상자 개봉 방식과도 닮았습니다.

 

▲ 시간을 단축하고 싶은 유저의 욕망을 잘 파고든 클래시 로얄

1sland의 숫자 1은 단 한 명이 목표에 도달한다는 뜻으로, 결국 경쟁에 가장 큰 힘을 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섬이 등장하면 알림이 뜨며, 이외의 다양한 알림도 존재하기에 유저는 치열하게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천천히 항해하거나 조개를 모을 수도 있고 낚시를 할 수도 있습니다. 낚시로 모은 물고기는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고 단지 업적 용도로만 쓰입니다. 이 부분은 복잡하지 않아 힐링으로 볼 수 있지만 게임의 깊이가 부족한 점도 됩니다. 유저의 동기를 유발하는 다양한 쓰임새와 용도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섬을 가장 먼저 찾으면 그 섬은 해당 유저의 소유가 됩니다. 늦게 찾은 유저에게도 보상은 들어옵니다. 그리고 방해물로 소용돌이가 등장합니다. 소용돌이는 다른 색으로 표현되며 유저를 빨아들인 뒤 조금 떨어진 곳으로 옮깁니다. 또, 낮과 밤이 존재하며 밤이 되면 항해가 어려워집니다. 이처럼 무언가를 찾는 게임의 단순함을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픽은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고래가 등장하는 장면, 구름, 가까이 가면 도망가는 새 무리, 배가 움직이고 돌 때 나오는 거품 등은 정제된 그래픽을 활용해 심미적이고 화려하게 연출되었습니다. 게임이 예술이라는 주장에 크게 동의하진 않지만, 이 게임에 한해서는 그나마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사운드도 굉장히 좋습니다. 개발자 중 한 명인 Jacobo의 트위터 소개에는 사운드(SOUND)라는 단어가 있는데 왜 그런지 알 정도로 다양하고 깊은 소리가 게임에 녹아 있습니다.

 

▲ 그래픽은 다양한 요소를 세세하게 구현해서 유저의 만족도를 높입니다

다만 자극이 적어 지루한 부분도 있습니다. 섬을 찾는 것 이외에 성취감을 얻을 만한 요소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조작이 은근히 헷갈립니다. 화면을 중심으로 한 조작이 아니라 배가 중심이라 간혹 아래로 내려가거나 반대로 움직일 때 불편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환경 설정에서 변경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또 경쟁 게임이다 보니 논란도 생길 것 같아 애매하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번역이 부족합니다. 기계 번역을 한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수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2인 개발팀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게임이 아닌가 싶네요. 뺄 건 빼고 넣을 건 넣으면서 최대한 타협하지 않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든 부분은 칭찬을 넘어 부러울 뿐입니다.

 

유럽에선 출시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고, 특정 부분에선 깊이가 부족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활용한 이 게임은 친구들과 가볍게 경쟁하거나 조개를 모으며 조용히 힐링하기엔 딱 좋은 게임입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스트레스에 지친 분이거나 바다에 가고 싶은데 시간이 딱히 없는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 그리고 한국어 닉네임 입력 문제도 함께 문의했습니다

※ 이 게임은 현재 앱 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개발자에게 플레이스토어 버전을 트위터로 문의를 했고 할 것이라는 답변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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